다시 시작 Restart

내가 이룬 작은 개선과 성취를 STAR 기법으로 꾸준히 기록하기

Tap to restart 2024. 5. 12. 14:00
반응형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면접

취업준비생이라면 절대 피할 수 없는 게 면접이다. 재직자라도 언제든 맞딱뜨리게 될 일이 바로 면접이다. 기업의 수명은 짧기 때문이다. 운 좋게 대기업에 다니고 있다면 좀 더 길겠지만 스타트업에 다니고 있다면 수명이 정말 짧다. 경제 위기 등 외부 요인으로 기업은 언제든 휘청일 수 있다. 내 의지나 노력과 관계 없이 권고사직을 당해서 다시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면접, 자기 홍보가 필요한 상황

취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을 때 면접 시 우리를 평가하는 면접자는 우리를 모른다. 우리가 어떤 장점을 갖고 있는지 말이다. 경력자라 하더라도 지난 회사들에서 어떻게 일해왔는지,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는지, 어떤 성취를 얻었는지 모른다. 자기 스스로 자신의 강점과 성취를 알려야 한다. 아무 준비 없이 면접에 가면 "자기 소개 부탁드려요"란 질문을 받았을 때 "저는 성실하고 열심히 일하는 개발자입니다."라고 말하고 끝나게 된다.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이 문장으로 무슨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당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모두 다 같은 이야기를 할 것이다. 그 누구도 "저는 쓸모없습니다."라고는 하지 않는다. 따라서 면접관 입장에서는 아무런 정보가 없는 것과 다름 없다. 구체적으로 자신을 왜 뽑아야 하는지, 뽑힌 뒤에 기업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설명해야 한다. 이때 근거로 들이댈 수 있는 것은 내가 과거에 이뤄낸 작은 개선과 성취들이다. 과거의 일들을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까.
 

어떻게 생생하게 전할 수 있을까

초등학생이 쓴 시 한편을 보자.
 

엄마의 런닝구
- 배한권

작은 누나가 엄마보고
엄마 런닝구 다 떨어졌다
한 개 사라 한다.
엄마는 옷 입으면 안 보인다고
떨어졌는 걸 그대로 입는다.

런닝구 구멍이 콩만한게
뚫려져 있는 줄 알았는데
대지비만한게 뚫려져 있다.
아버지는 그걸 보고
런닝구를 쭉 쭉 쨌다.

엄마는
와 이카노.
너무 째마 걸레도 못한다 한다.
엄마는 새걸로 갈아입고
째진 런닝구를 보시더니
두 번 더 입을 수 있을 낀데 한다.

출처: 한국글쓰기연구회가 고른 아이들 시, 엄마의 런닝구, 보리, 1995

이미지 출처: 알라딘 도서 소개

 
"우리 가족은 서로 사랑합니다"란 문장과 위 시를 비교해보자. 위 시에는 '사랑'이란 단어는 단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시에서 묘사하는 장면을 머리 속으로 그리면 가족 사이의 사랑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STAR 기법으로 기록하기

맞다. 자기소개서나 이력서에 시를 쓸 수는 없다. 대신 위 시처럼 상황을 묘사해서 면접관으로 하여금 정말 회사에 보탬이 되는 사람이구나란 것을 느끼게 만들 수는 있다. 상황 묘사를 통한 전달 방법으로 여러 책에서 추천하는 기법이 STAR 기법이다. S는 Situation 상황을, T는 Task 과제를, A는 Action 행동을, R은 Result 결과를 뜻한다. 취업준비생 입장에서 STAR 기법으로 개선 사례를 예시로 적어보면 아래와 같다.
 
# Situation
팀 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Github로 소스 코드를 관리하고 있었습니다. 팀원들끼리 같이 TDD(테스트 주도 개발) 방법론으로 개발하기로 해서 테스트를 추가했습니다. 테스트가 많아지자 매번 풀 요청Pull Request(PR) 리뷰를 부탁하기 전에 전체 테스트를 돌려서 모두 통과하는지 확인하기로 했는데도 놓치는 경우가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기존 코드에 오류를 발생시키는 코드가 메인 브랜치에 병합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 Task
매번 일일이 하지 않고, 자동화를 할 수는 없을까란 생각을 했습니다.
 
# Action
인터넷 검색해보니 Github Action을 사용하면 자동화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조금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PR이 열리면 자동으로 전체 테스트가 실행되도록 구현했습니다.
 
# Result
팀원들이 기존에 일일이 매번 PR 리뷰 전에 전체 테스트를 실행하던 시간을 아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코드 작성자는 테스트 실패를 PR을 열면 바로 알 수 있게 되어서, 바로 오류를 수정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PR을 리뷰하는 리뷰어들은 코드 검토 전에 오류가 있는 코드란 것을 알게 되어 두 번 세 번 같은 PR을 리뷰하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되었습니다. 테스트 자동화 덕분에 코드 리뷰에 쓰는 시간이 50% 이상 줄어들었습니다.
 
위 사례를 통해서 면접관은 TDD에 관심이 있고, 문제 해결에 적극적이란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저는 문제 해결 능력이 뛰어난 개발자입니다"라고 한 문장 말하는 것과 비교해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위 예처럼 STAR 순서대로 적으면 좀 더 생생하게 개선과 성취 사례를 기록할 수 있다.
 

꾸준히 기록하기

1년 전에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어떤 성과를 거두었는지 지금 생각해보자. 구체적으로 떠오르는가. 어제 일은 생생하지만, 한달, 두달만 지나도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하기 어려워진다. 기록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는 '뛰어난', '열심인', '성실한' 등 추상적인 단어들만 남게 된다. 자신이 보기에 작은 개선이나 성취더라도 블로그든 메모장이든 링크드인이든 어디든 꾸준히 자세히 기록하자. 면접 때 우리의 성취 경험을 "엄마의 런닝구"처럼 전달하기 위해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