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의 매너온도
당근마켓을 쓰면 매너온도라는 게 있다. 첫 온도 36.5도로 시작해서 점점 올라간다.
별 게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정말 멋진, 대단한 기능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능 아이디어 낸 직원은 상을 받아 마땅하다.
매너온도가 대단한 이유 1. 사기 피해 감소
중고 거래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중고 거래는 잘 모르는 사람들끼리 이뤄지는 거래다보니 사기가 많다. 사기를 쳐도 잡기도 쉽지 않다. "사람들에게 사기꾼을 조심하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다.
별 것 아닌 저 매너온도는 사기 피해를 줄여준다. 어떤 사람이 사기꾼인지 아닌지 파악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이다. 매너온도가 높은 사람은 거래건수도 많고 구매자의 만족도도 높은 판매자이다. 당연히 사기꾼일 가능성이 낮아진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는 매너온도란 기능을 추가함으로써 당근마켓 중고거래 시장은 자연스럽게 타 중고거래 시장에 비해 안전한 믿을 수 있는 시장으로 차별성을 갖게 된다.
매너온도가 대단한 이유 2. 고객의 자산
매너온도는 사용자, 고객한테 무형의 자산이 된다. 아이폰을 두 명의 판매자가 같은 가격에 팔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A는 매너온도가 50도, B는 매너온도가 36.5도다. 당신이 구매자라면 누구한테 먼저 연락할까? 당연히 매너온도가 높은 사람이다. 매너온도가 높을수록 물건을 팔거나 사기 쉬워진다. 상품의 가격이 높아질수록 사람들은 매너온도를 볼 수밖에 없고, 매너온도가 높은 사람이 약간 비싸게 팔더라도 그 판매자한테 구매하려고 하게 될 것이다. 매너온도를 통해서 이용자는 경제적 가치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매너온도가 대단한 이유 3. 당근마켓을 떠나기 어렵다
서비스가 고객에게 돈을 벌어주는 자산이 되는 순간, 고객은 그 서비스를 떠나기 어렵다. 당근마켓을 그대로 따라한 서비스를 또 만든다해도, 거기에 매너온도와 같은 기능을 추가했다고 해도 당근마켓을 쓰고 있던 사람은 그 서비스로 옮겨가기 어렵다. 그동안 수많은 시간을 들여서 쌓아온 매너온도란 자산을 버리고 가야하기 때문이다.
당근마켓의 해자, 매너온도
당근마켓은 매너온도란 기능으로 다른 기업들이 지역기반 중고거래 시장에 못 들어오게 해자를 만들었다.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가 장악해왔던 중고거래 시장을 지역기반으로, 사기가 판치지 않고 믿고 거래할 수 있는 시장으로 혁신한 것이다. 나중에 상장하면 꼭 주식을 사고 싶다.
사용자에게 자산이 되는 기능을 넣기
서비스를 기획한다면 고객에게 자산이 되는 기능을 꼭 집어 넣자. 나를 따르는 사람수란 자산을 만들어주는 팔로우Follow 기능, 평판을 쌓아주는 리뷰 기능 등 어떤 기능이 사용자에게 자산이 될지 시간을 들여서 생각하자. 떠난 고객을 다시 붙잡기는 정말 어렵다. 하지만 자산이 되는 서비스라면 고객은 스스로 찾아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