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들을 연결하는 것, 'connecting the dots'는 스티브 잡스가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연설 때 한 말이다.
그 유명한 "Stay Hungry. Stay foolish." 문장을 말한 바로 그 연설이다.
스탠포드 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잡스는 세 가지 이야기를 말했다. 그 중 첫 번째 이야기가 바로 점들을 연결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다. 잡스가 말한 점dot은 무엇일까. 점들을 연결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잡스의 점들
잡스는 입양아였다. 노동계급이었던 양부모 밑에서 비싼 리드대학을 다니기에는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잡스는 리드대학을 6개월만 다니고 자퇴했다. 그 뒤에는 18개월 동안 머물다가 진짜로 그만뒀다. 대학을 자퇴하니 흥미가 없던 필수과목을 듣지 않아도 되었다. 대신 흥미를 끈 서체 수업을 청강했다. 그로부터 10년 뒤 잡스가 매킨토시 컴퓨터를 만들 때 서체 수업이 떠올랐고, 잡스는 아름다운 서체를 가진 컴퓨터를 만들었다.
점들의 연결로 탄생한 아름다운 서체를 가진 개인용 컴퓨터
입양아. 넉넉하지 않은 형편의 양부모. 대학 중퇴. 서체 수업. 매킨토시. 이 각각은 잡스의 삶의 한 순간들 점들이다. 그 점들이 어느 순간 갑자기 쭉 선으로 연결되면서 아름다운 서체를 가진 개인용 컴퓨터란 결과물은 만들어낸 것이다. 각 점 중 하나라도 없다면 결코 지금 같은 맥 컴퓨터는 없을 것이다. 만약 잡스의 양부모가 자산계급이라 돈이 넉넉해서 돈 걱정 없이 대학을 다닐 수 있었더라면, 전공과목 듣느라 바빠 잡스는 서체 수업을 듣지 못햇을 것이고, 나중에 잡스가 컴퓨터를 만들더라도 그 컴퓨터는 아름답지 못한 서체를 가진 컴퓨터였을 것이다.
점들을 연결하는 그 무엇
잡스는 과연 10년 뒤 자신이 매킨토시 컴퓨터를 만들 거라는 것을 알고 서체 수업을 듣기 위해서 자퇴를 결심했을까. 당연히 아니다. 우연히 운명적으로 연결된 것이다. 점들을 연결하는 것은 내 의지와 관계가 없다. 잡스가 대학을 그만두고 돈이 없어서 친구들의 집 방바닥에서 자던 그 시절, 먹을 걸 얻기 위해서 콜라병을 모아 돈으로 바꿨던 그 시절. 그 힘들고 어려웠던 그 순간, 그 인생의 점이 미래에 바로 매킨토시 컴퓨터와 연결될 수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언젠가 점들이 연결될 거란 것을 믿었기에 잡스는 그 순간을 사랑할 수 있었던 거 같다.
"우리는 뭔가를 믿어야 합니다"
그의 말을 그대로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Again, you can’t connect the dots looking forward; you can only connect them looking backward. So you have to trust that the dots will somehow connect in your future. You have to trust in something — your gut, destiny, life, karma, whatever. This approach has never let me down, and i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in my life."
"다시 말씀드리자면, 당신은 미래를 생각하면서 점들을 연결할 수 없습니다; 당신은 오직 과거를 돌아볼 때 연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당신의 미래에 어떻게 점들이 연결될 것이란 것을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뭔가를 믿어야 합니다 - 용기, 운명, 삶, 업보, 무엇이든. 이 접근법은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고, 이것이 내 인생의 모든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우리는 오늘도 삶의 점을 찍으면서 살아간다. 그 점이 지금 당장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 보이는 그 무엇일 수도 있다. 잡스가 들었던 서체 수업처럼. 또 그 점이 다른 누군가 보기에는 실패한 삶처럼 보일 수도 있다. 잡스가 친구집 방바닥에서 자던 그 순간처럼. 하지만 잡스가 그랬던 것처럼, 이 점들이 언젠가는 연결될 것이라고 믿는다면 그 삶의 순간순간을 사랑할 수 있다. 실수에도, 실패에도 우울해 하지 않으면서 삶의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언젠가 지금 이 순간순간이 우리의 삶에서 의미 있는 선으로 연결될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