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가 쓴 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다음과 같은 문장으로 시작한다. 톨스토이는 안나 카레니나를 러시아어로 썼다.
러시아어: Все счастливые семьи похожи друг на друга, каждая несчастливая семья несчастлива по-своему.
영어 번역: Happy families are all alike; every unhappy family is unhappy in its own way.
(출처: 위키백과 안나 카레니나)
한국어로 번역하면
"행복한 가족은 서로 비슷하고, 불행한 가족은 각자의 이유로 불행하다."
정도가 될 거 같다.
이를 취업이나 면접에 적용하면
"합격한 사람은 비슷한 이유로 합격하고, 떨어진 사람은 각자 다양한 이유로 떨어진다."
가 될 거 같다.
예전에 예식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다.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이상하게 여자 알바분들은 하나 같이 키도 크고 외모도 출중했다. 하지만 남자 알바분들은 그렇지 못했다. 남자들은 뷔페에서 서빙을 하고, 여자들은 홀에서 손님들을 주로 만나니 그런가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알바생 채용을 담당하는 사장님 아들 얘기를 듣게 되었다. 자기보다 키가 크거나 잘 생긴 친구들은 안 뽑는다고.
합격한 친구들은 그분 기준에서 같은 이유 "키가 작고 본인보다 못 생겨서"였던 거였다. 떨어진 친구들은 어떤 친구는 잘 생겨서, 어떤 친구는 키가 너무 커서 등 이런 저런 이유로 떨어졌을 것이다. 키도 크고, 잘 생기고, 똑똑한 친구가 예식장에, 그것도 알바로 지원했다가 떨어졌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예식장 알바조차 떨어진 것에 대해서 우울해 했을지도 모른다. 떨어진 이유를 알 수 없으니까.
예식장 예처럼 불합격 이유가 비합리적일 때도 많다. 나이가 많아서, 성별을 이유로, 눈빛이 마음에 안들어서, 관상이 좋지 않아서, 어느 지역 출신이라서, 말투가 마음에 안들어서 등등. 불합격 했을 때는 그냥 나랑 맞지 않은 곳이었나보다 생각하는게 속편하다. 비합리적인 이유는 알아낼 방법이 없으니. 너무 오래 생각하면 자신이 가진 것들을 부정해야 하니까 우울해지게 된다.
당신이란 사람과 잘 맞는 그런 곳이 있을테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고 여러 곳에 지원하자. 거꾸로 비합리적 이유로 뽑힐 수도 있다. 내가 예식장 알바로 뽑힌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