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 Restart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네, 저는 잘 훔치는 개발자입니다."

Tap to restart 2022. 4. 9. 10:00

면접을 보면 자기소개하라고 한다. 개발자로서.

처음에 면접볼 때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랐다.

그래서 "안녕하세요? OOO입니다."고 끝났다.

아무 의미 없는 소개...

 

그 다음에는 "안녕하세요? OOOO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OOO입니다."라고 하고 끝났다.

이때 정보는 회사, 직책, 이름 3가지다.

회사: 내가 다니는 회사가 구글, 카카오, 네이버도 아니고 회사 이름을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직책: 어차피 개발자란 말과 다름 없다. 팀장급도 아니고 리드급도 아닌.

역시나 큰 의미 없는 소개...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뭔가 기억에 남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억에 남는 한줄.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다음 얘기가 궁금한.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이것!

 

"저는 잘 훔치는 개발자입니다."

 

일단 괴상한 소개라 기억에 남는다. 뭐지? 본인이 도둑이라고 소개하는 것인가.

다음 이야기를 듣고 싶어질 거 같다.

 

"저는 다른 개발자들의 아이디어를 잘 훔쳐서 제 것으로 만듭니다."

 

이미 면접관은 내 이야기에 빨려들어오고 있을 거 같다.

 

"제가 최근에 훔친 것은 OOO입니다. 기술블로그에서 봤는데, 너무 아이디어가 좋더라고요. 그래서 업무에 바로 적용해봤습니다."

 

이쯤이면 이미 합격으로 가고 있지 않을까...

지원서 쓸 때부터 자기소개에 그렇게 적는 것이다.

 

저는 잘 훔치는 개발자입니다.

보물 1호: ...

보물 2호: ...

 

이 글을 읽고 여러분도 그렇게 소개하고 싶다면 똑같이 소개해도 된다.

 

면접관이 만약 "아니, 왜 지난 번 친구랑 소개가 똑같죠?"라고 묻는다면 답변이 준비되어 있으니까.

"바로 개발자 소개도 훔쳐왔기 때문입니다! 전 진정한 도둑 개발자라서요! 하지만 보물의 질이 다르죠! 한번 들어보시겠어요."